● 여우와 염소의 우를 범하지 말길……


<이솝>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여우가 웅덩이에 떨어져 나오지 못했다.
마침 목이 마른 염소가 여우를 보고, 물맛이 좋으냐고 물었다.
여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온갖 웅변술을 총동원해 물맛이 좋은 것을 설명하고 염소를 내려오라고 권했다.
목이 탄 염소는 멍청하게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웅덩이에 뛰어들어 배가 터지도록 물을 마셨다.
그런 다음 어떻게 올라갈까 이야기했다.

"좋은 생각이 있네, 우리는 서로 도와야만 살게 되거든. 자네의 앞발은 벽을 향해 걸치고 뒷발을 곧추세워 주게. 그러면 네가 뛰어오를 수 있고 또 자네를 당겨 올리면 되니까"

여우의 말에 염소는 그럴 듯했다.
염소는 즉시 동의하고 행동을 취하자, 여우는 재빨리 염소의 머리를 밟고 밖으로 뛰쳐나가 도망가기 시작했다.
염소가 여우에게 약속을 어겼다고 불평하자, 여우가 돌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머리의 두뇌보다 턱수염을 더 갖고 있네. 그렇지 않다면 자네는 웅덩이에 뛰어들기 전에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서 내려가지 말았어야 하지 않았는가."

이런 우스꽝스런 우화를 열거한 것은 이와 비슷한 어이없는 서신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산에 사는 자신을 ○○김씨 영분공(永芬公) 34世인 김정갑이라고 밝히고 의성김씨 대종회로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인즉, 경순왕의 왕자 서차에 대한 의성김씨 종보에 보도된 내용에 불만을 표시한다는 뜻인 듯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의성김씨가 만주에서 이주해온 귀화(歸化) 성이라는 것이다.

'의성김씨의 유래는 10세기 초기경(고려 현종) 중국 만주로부터 이주하게 된 외래성으로 의성에 정착해 의성김씨로 창씨했으며, 경순왕의 제5자 석(錫)공의 후손은 개성김씨(開城金氏)이다.'

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발 더나가,

'문중의 응대여하에 따라 상기의 사실을 보도기관을 통해 발표할 용의도 있다.'

라고 은근히 협박까지 곁들였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내용이지만 염소의 우둔함을 본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마디 남긴다.

이 글들은 종보모음집인〈사원(思源)〉지 제3집 481∼501쪽에 있는 자료를 옮겨 실었다.

<참고> ● 경순왕의 4子인 석

1世석(錫)→
2世일(逸, 1子홍술·2子인술)→
3世홍술→
4世국(國, 1子경진·2子인술)→
5世경진→
6世언미→
7世습광→
8世공우(1子용비, 2子용필, 3子용주)

개성김씨의 시조는 <석> 시조의 8世인 휘 공우의 세째아들인 휘 <용주>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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