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조회 수 4048 추천 수 122 2007.02.26 10:12:30

● 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글(詩) : 김현승 -

이 게시물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아버지의 마음 [2]	*	2007-02-26	4048
123	어미가 나뭇잎을 뿌려서 표시를 해두었다 [81]	*	2007-02-26	4613
122	** 가정을 무너지게 하는 것들 --- [25]	*	2007-02-26	3747
121	우린 그보다 행복해---(22살, 결혼한 그녀의 사연) [1]	*	2007-03-06	3863
120	혼자 하지 맙시다. [33]	김홍섭	2007-03-08	4012
119	전화번호부에 있는 실존 이름들 [1] [1]	*	2007-03-12	4110
118	고스톱 속에도 인생 진리가 [1]	*	2007-03-12	3914
117	● 중년의 색깔들 [22]	*	2007-03-14	4002
116	껍질만 남은 곤충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66]	*	2007-03-14	4020
115	● 어느 딸아이가 흘리는 눈물	*	2007-03-14	4677
114	당신은 몇번으로 살고 계시나요 [91]	*	2007-03-19	4434
113	行列(항렬)이 주는 의미	김홍엽	2007-03-22	6287

쓰기

첫 페이지 4 5 6 7 8 9 10 11 12 13 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