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교수님 정년 퇴임에 부치는 詩

碧波 金哲鎭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드물다는 세상
서른여섯 해 그 긴긴 나달 동안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으로
힘든 기초 의학의 지평地平을 넓히며
묵묵히 학문學問의 길 걸어오신 당신
믿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가르치며
제자들의 가슴에 심어 주셨지요

늘 꿈을 지니고 학鶴처럼 고고孤高하게
송죽松竹의 기개氣槪로
외골수 인생을 살아오신 당신
길러낸 이 땅의 인재들 얼마인가요
원칙原則으로 제자들 가슴 아프게 하고
돌아서서는 당신 혼자 가슴 아퍼했고
그러면서 늘 바른 길 가라고 가르쳐 온
참스승의 힘들었던 길

그동안 당신이 걸어오며 가르쳐 온
바른 학문의 길 삶의 길 그 길은
당신의 후배 제자들이 뒤따라 걸어가리니
당신은 이제 무거운 짐 벗어 놓으시고
청산靑山에 올라 푸르른 하늘도 우러르고
바래미 선조先祖들에게서 물려받은
그 대쪽 같은 선비 정신으로
문장도 지으면서 여백餘白을 즐기소서

한세상 그만큼 보람되게 사셨으니
도연명이 아니래도 귀거래사 읊으며
이제는 어려 떠난 고향 바래미로 돌아가
고가古家의 달빛 비친 한지韓紙 창에 번지는
매화꽃 암향暗香에 마음도 적시면서
학정봉 솔바람 소리에 귀도 기울이고
명월루明月樓에 뜨는 달도 보며 그리
풍류風流가 있는 당신의 멋진 새 삶을 사소서

*바래미:경북 봉화의 의성김씨 3백여 년 세거지.
       김광진 교수 님의 고향.

SA-70505